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빈국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싸우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나라에서는 부동산 투기 열풍이 불고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주택가격이 급등했고 현재 1평방미터당 약 200달러(약 2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전국 총 주택수는 670만채이며 이중 590만채가 민간 소유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은 여전히 무주택이다. 특히 농촌지역 주민들은 도시 지역주민들보다 훨씬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빈곤선 이하 소득수준이고 40%가량이 전기 없이 생활한다. 또한 여성 10명 중 4명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으며 절반 가량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대도시 중심부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 예로 다카 외곽 구루그람시의 경우 지난 2년간 아파트 가격이 두 배나 올랐다. 한국 기업 주재원 가족 등 외국인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지인들 사이에선 ‘외국인에게 집을 팔지 말자’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왜 방글라데시인가?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2015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7%이상 증가했다. 2020년이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미국 다음으로 커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방글라데시 GDP 성장률을 8.5%로 예상했으며 내년엔 9.4%로 내다봤다. IMF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가 불가피하지만 2021년부터는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2014년부턴 매년 플러스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수출액이 600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올들어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조업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 2016년 0.7%였던 노동생산성지수(IPP)는 2019년 11.8%로 상승했다. IFP는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 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국가 경쟁력이 높다는 의미다.
왜 지금인가?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께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캐나다 호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으로 부자나라 순위가 재편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방글라데시는 13위에서 19위로 밀려날 것으로 봤다. 급격한 고령화와 만성적인 실업난 탓이다. 실제로 방글라데시 국민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2017년 14.6%에서 2025년 21.9%로 늘어날 전망이다. 청년실업률 역시 2011년 12.0%에서 작년 18.11%로 높아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15~20년 내에 방글라데시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부의 불균형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사야하나?
현지 교민사회 관계자는 “한국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매물은 이미 동났다”며 “임대료가 월 500달러 안팎이지만 물량이 없어 대기자가 줄을 섰다”고 말했다. 일부 개인사업가나 은퇴자들은 아예 건물을 사들이고 있다. 코트라 무역관 조사 결과 2013년 100건 미만이던 신규 건축허가 건수는 이듬해 180건으로 늘었다. 건설사뿐 아니라 소규모 개발업자들도 뛰어들고 있다. 우마 셰이크 아흐메드 씨는 “최근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아직도 평당 300달러면 살 수 있다”며 “앞으로 최소 25개동짜리 단지를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